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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승인 진행하다가 등기소에서 서류 보완하느라 반차까지 썼다

일단 시작은 했는데 서류가 너무 많다

한정승인이니 상속포기니 하는 말들은 솔직히 드라마나 뉴스에서나 봤지, 내 인생에 직접 닥칠 거라곤 생각도 안 했다. 막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겨진 재산과 빚을 확인해보니, 이건 그냥 앉아서 정리를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더라. 무슨 서류가 그렇게 많은지, 동사무소 가서 가족관계증명서부터 시작해서 기본증명서, 인감증명서까지 떼는데 벌써 지치기 시작했다. 인터넷 검색해보면 로톡 같은 곳에서 변호사 상담 비용이 보통 30분당 5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한다던데, 사실 처음에는 그것조차 아까워서 혼자 해보려고 했다. 근데 이게 서류 한 장 잘못 들어가면 법원에서 보정 명령이 내려온다는 말을 들으니 덜컥 겁이 났다. 결국 법률 상담을 받아야 하나 싶어서 앱을 켜봤다가, 또 누가 답변을 달아줄지 몰라 머뭇거리다 창을 닫기를 반복했다.

등기소에서 겪은 예상치 못한 막힘

결국 창고 땅 관련해서 서류를 떼러 등기소를 직접 찾아갔다. 이게 왜 이렇게 어렵나 싶었다. 창고 땅을 일부 팔아서 취득세는 어찌어찌 해결했는데, 그 13억이라는 액수가 참 사람을 비현실적으로 만든다. 13억이 큰돈 같기도 한데, 빚 정리를 다 하고 나면 남는 게 있을지 의문이었다. 등기소 창구 직원이 내가 가져간 서류를 슥 보더니 “이건 인감증명서 유효기간이 지났는데요?”라고 차갑게 말하는데,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분명히 어제 뽑았는데, 발행일자를 잘못 봤던 거다. 결국 반차까지 냈는데 다시 집에 갔다가 다시 와야 하는 상황이 되니, 법이라는 게 참 사람을 작게 만드는구나 싶더라. 옆자리 아저씨는 30분 넘게 공무원이랑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남 일 같지 않았다.

뉴스에서 본 이야기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요즘 뉴스를 보면 청와대 관저가 어쩌고 하면서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느니 마느니 하는 소식이 들린다. 예전에는 그냥 ‘정치하는 사람들이 또 싸우나 보다’ 하고 넘겼는데, 내가 직접 법적인 문제에 얽혀서 서류랑 씨름을 해보니까 저 뉴스 속의 영장이나 법률 논리 같은 것들이 마냥 남의 일 같지가 않더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어떻고 하는 건 나 같은 일반인한테는 진짜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는데, 저런 사람들도 결국 서류 한 장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거나 보완하느라 진땀을 빼는 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상상도 해봤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옛말이 있는데, 요즘은 법도 참 가깝고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한정승인과 재산파산 사이의 모호함

재산파산을 할지 아니면 그냥 한정승인으로 끝낼지 고민하던 그 며칠은 정말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창고 땅을 팔아서 빚을 갚는 게 맞는지, 아니면 그냥 파산 신청을 해서 다 털어버리는 게 나은지,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갈리더라. 어떤 분은 그냥 깔끔하게 파산이 낫다고 하고, 어떤 분은 땅은 가지고 있는 게 나중에 더 좋을 거라고 했다. 근데 13억이라는 돈이 눈앞에 왔다 갔다 하니까 머릿속에서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답이 안 나왔다. 확실한 건, 이 과정이 끝난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질 것 같지는 않다는 거다. 법원에서 도장을 찍어준다고 모든 게 해결될까? 내가 서류상으로만 숫자를 정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함이 가시질 않는다.

어설픈 확신보다 남은 찜찜함

결국 어떻게든 진행은 되고 있는데, 여전히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한정승인 받았으면 다 끝난 거 아니냐고 쉽게 말하지만, 그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소소한 실수들과 법무사나 변호사 사무실을 들락날락하며 냈던 수수료들을 생각하면 진이 빠진다. 사실 처음엔 비용이 좀 들더라도 법률사무소에 다 맡겨버릴까도 고민했다. 그랬으면 적어도 등기소에서 서류 때문에 반차 날릴 일은 없었을 테니까. 그런데 막상 맡기려니 또 수임료가 부담이라 주저하게 되고, 결국엔 내가 나를 고생시키는 악순환이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 그냥 버티면서 서류를 채워 넣는 것뿐이지. 이게 다 끝나고 나면, 좀 홀가분해질 수 있을까. 아니면 또 다른 서류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잘 모르겠다.

“한정승인 진행하다가 등기소에서 서류 보완하느라 반차까지 썼다”에 대한 4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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