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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문턱이 왜 이렇게 높게만 느껴졌는지

어쩌다 보니 법률적인 문제에 휘말려 변호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오고 말았다. 솔직히 평생 살면서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지, 내 일상이 이렇게 법무법인 문을 두드리는 상황으로 변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그냥 인터넷에 검색창을 띄워놓고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찾아봤다. 성인지감수성교육부터 시작해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까지, 읽다 보면 이게 다 무슨 소리인가 싶고 머리만 복잡해졌다. 특히 몰카변호사니 뭐니 하는 자극적인 키워드들이 검색 결과에 쏟아져 나오니까 괜히 더 겁부터 덜컥 났다.

예약 잡는 과정부터가 진땀의 연속

유명한 변호사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서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부산 지역에서 좀 이름이 알려졌다는 법무법인 오현 부산 같은 곳을 봐도, 과연 내가 전화를 해서 상담 예약을 잡는 게 맞나 싶어 망설여졌다. 상담 비용도 천차만별이었다. 대충 알아보니 초기 상담료로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를 부르는 곳도 있고, 무료 상담을 내건 곳은 또 연결이 안 되기 일쑤였다. 결국 돈을 좀 쓰더라도 확실한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몇 군데 연락을 돌렸다. 전화를 받으시는 분들은 사무적인 목소리로 언제 언제 예약이 가능하다고 알려주는데, 그 짧은 예약 절차가 왜 그렇게 심장을 옥죄어 오는지 모르겠다. 약속 시간을 잡고 나서도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괜히 변호사 사무실을 끼고 판을 키우는 건 아닌지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막상 마주 앉으니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약속 당일에 법무법인을 찾아갈 때는 정말 발걸음이 무거웠다. 입구에서부터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상담실에 앉아서 변호사를 기다리는 그 짧은 시간이 한 시간처럼 느껴졌다. 막상 변호사가 들어와서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어보는데, 준비해 간 질문들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사실 법률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전문가 앞에 앉아있으니, 내가 한 말이 나중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까 하는 엉뚱한 걱정까지 들었다. 몸캠 협박이나 직장 내 성희롱 같은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는 변호사들은 원래 이렇게 다들 차분하고 냉정하게 말씀하시나 싶었다. 나의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오직 ‘증거’와 ‘판례’ 위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데,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묘한 괴리감이 나를 더 작아지게 만들었다.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나왔는데, 수임료 이야기를 들으니 현실적인 문제가 또 턱밑까지 차올랐다.

비용과 시간의 딜레마

변호사 선임 비용은 내가 예상했던 범위를 훌쩍 넘었다. 물론 그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는 말은 들었지만, 당장 목돈을 치러야 하는 입장에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성폭력 공소시효가 어쩌니, 재판에 넘어가면 형사 재판 변호사 비용이 얼마나 더 추가로 들어갈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머리가 지끈거렸다. 인터넷에서는 ‘변호사 없이도 직접 고소할 수 있다’는 식의 글도 보긴 했다. 실제로 법률구조공단 같은 곳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는데, 막상 닥친 상황에서 내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할 수는 없지 않나. 결국은 돈이 문제고, 그 돈을 쓰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국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는데, 그러고 나서도 이게 정말 잘한 결정인지 아닌지 잠이 오질 않았다.

지금도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조사가 마무리된 것도 아니다. 그냥 진행 중일 뿐인데도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뉴스에서 보는 대법관이나 대단한 재판관들의 대담을 보면 법이란 게 참 거창해 보이는데, 막상 내 일로 닥치면 그저 서류 한 장, 문자 메시지 하나에 일희일비하게 되는 게 현실이다. 변호사가 말해주는 방향대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과연 내가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찾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지금도 가끔 든다. 어쩌면 더 싸게 먹혔을 수도 있고, 아니면 더 큰 화를 불렀을지도 모른다.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게 참 고통스럽다. 다음 주에 또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가 말해준 대로 진술하면 정말 괜찮을지, 아니면 예상치 못한 질문에 내가 말실수를 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멈추지 않는다. 사람 사는 일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꼬일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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