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지만, 막상 서로 얼굴을 붉히지 않고 마무리해보자고 합의를 본 뒤에는 오히려 현실적인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왔다. 재산분할은 그렇다 쳐도 아이 양육비 문제는 정말 매일 밤 잠을 설치게 만들더라. 처음엔 그냥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검색하면서 ‘셀프’로 해볼까 싶었다. 그런데 서류 한 장 작성하는 것도 용어 자체가 무슨 외국어처럼 어렵게 느껴지는 거다. 결국 주변 눈치 보느라 미루고 미루다가, 답답한 마음에 창원 법률사무소를 몇 군데 찾아보게 됐다.
예약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솔직히 법률사무소라는 곳이 왠지 모르게 위압감이 느껴져서 문턱을 넘기가 정말 어려웠다. 전화기를 들었다가도 그냥 끊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 그러다 겨우 용기를 내서 한 곳에 전화를 걸었는데, 무슨 상담 예약 잡는 게 병원 진료 대기보다 더 깐깐하게 느껴졌다. 내가 원하는 시간대는 이미 다 차 있다고 해서 결국 반차를 쓰고 평일 오후로 예약을 잡았다. 상담 비용은 보통 30분에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였는데, 막상 가기 전까지는 이 돈을 내고 가서 무슨 이야기를 얼마나 건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질 않았다.
생각보다 더 복잡한 조정이혼의 세계
창원 시청 근처에 있는 법률사무소를 찾았는데, 건물 분위기부터가 이미 압도적이었다. 담당 변호사님은 꽤 차분한 인상이었는데, 내가 장황하게 상황을 설명하는 동안 내내 무표정하게 서류만 들여다보셨다. 내가 제일 걱정했던 양육비 문제는 단순히 얼마를 주고받는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중에 아이가 자라면서 생길 변수들이나, 한쪽이 갑자기 실직했을 때 같은 세부적인 조항들을 다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집에서 혼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신경 써야 할 구석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상담 시간 4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서류 속의 언어는 너무 차가웠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변호사님은 조정이혼으로 진행하면 소송보다는 기간도 짧고 감정 소모도 적다고 하셨는데, 그 비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착수금만 해도 몇백만 원 단위라니. 물론 그만큼의 가치가 있을 거라는 말은 이해하지만, 당장 생활비를 쪼개 쓰고 있는 입장에서는 덜컥 결정을 내리기가 정말 무서웠다. 왜 법률 문서는 하나같이 그렇게 어려운지, 조금만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면 좋으련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멍하니 창밖을 보는데, 상담 때 건네받은 안내문이 가방 안에서 구겨져 있었다. 변호사님께 들었던 조언들이 맞는 말이긴 한데, 이게 과연 내 상황에 딱 맞는 정답일까 하는 의구심이 계속 남는다. 다른 창원 법률사무소 한두 곳을 더 가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조금 더 버텨보면서 합의점을 찾아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상담을 다녀오면 속이 시원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고민의 가짓수만 늘어난 기분이다. 아마 내일도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 인터넷 창을 띄워놓고 검색만 하겠지.

아이 양육비 문제에 대한 변호사님 말씀이 정말 와닿네요.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되니,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훨씬 중요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