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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우편물 한 통이 날아왔을 때의 그 기분

어느 날 갑자기 등기 우편 하나가 문 앞에 붙어 있었다. 평소에 올 만한 게 없어서 뭔가 싶어 뜯어봤는데, 내용이 꽤 당황스러웠다. 경찰서에서 온 출석요구서였다. 처음에는 보이스피싱인가 싶어 한참을 들여다봤다. 이름도 내 이름이 맞고, 사건 번호까지 적혀 있으니 아차 싶더라. 살면서 경찰서 문턱을 넘을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막상 종이 한 장을 손에 쥐고 나니 심장이 쿵쾅거리는 게 멈추질 않았다.

일단 뭐라도 알아봐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지인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다들 ‘가서 사실대로 말하면 된다’고 쉽게 말하는데, 내 입장에선 그게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온라인에서 검색을 해보니 형사전문변호사니 뭐니 하는 광고가 도배되어 있어서 오히려 더 정신이 없었다. 비용도 천차만별이었다. 대충 알아보니 상담 한번 받는 데에도 1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는 기본으로 나가는 모양이다. 사실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해서 ‘제가 지금 경찰 조사를 받게 생겼는데…’라고 말하는 것 자체가 꽤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내 상황이 독직폭행이나 공동상해 같은 거창한 죄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반인이 느끼는 중압감은 똑같았다.

검찰조사와 고소장 열람의 막막함

결국 어디라도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법률 구조 공단 같은 곳을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런데 거기는 워낙 대기자가 많아 상담 예약 잡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고소장 열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가 문제였다. 상대방이 도대체 나를 뭐라고 고소했는지 알아야 대응을 할 텐데, 정보공개포털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게 시간이 꽤 걸리더라. 서류 하나 떼는 것도 며칠이 지나야 승인이 나고, 막상 받아봐도 법률 용어가 잔뜩 섞여 있어서 읽어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잘 안 되었다. 옛날 뉴스에서 봤던 징역형이나 집행유예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경찰서 방문 전날의 묘한 긴장감

조사 날짜가 다가올수록 잠을 설치게 되었다. 옷은 어떻게 입고 가야 할지, 가서 어떤 말부터 해야 할지, 혹시 나도 모르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건 아닐지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폭행합의서양식 같은 걸 미리 찾아보기도 했는데, 막상 합의를 하려고 해도 상대방 연락처를 모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다. 그냥 아무 일도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상황은 자꾸 나를 복잡한 미로 속으로 밀어 넣는 것 같았다. 산지관리법이나 직무유기 같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사건들이 뉴스에 나올 때마다, 이제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채널을 돌려버리곤 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

조사를 받고 온 뒤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경찰관분들은 생각보다 사무적이었고, 내가 준비해 간 증거 자료들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혼자 대응하는 게 맞았던 건지, 아니면 더 큰 돈을 쓰더라도 처음부터 전문가를 썼어야 하는지 지금도 판단이 잘 안 선다. 나중에 결과를 받아봐야 알겠지만, 지금 상태로는 그냥 시간이 해결해주길 바랄 뿐이다. 증거인멸이라는 단어가 왜 그렇게 무겁게 다가오는지, 작은 문자 하나하나가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무섭게 느껴진다. 며칠 뒤면 연락이 오겠지 싶으면서도 휴대폰 진동만 울려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이 기분은 대체 언제쯤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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