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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공사 끝난 지 한 달 만에 시작된 법적 다툼

공사가 끝났는데 왜 변호사 사무실을 찾게 되었나

거창하게 소송까지 갈 생각은 없었다. 그냥 예산에 맞춰 적당히 살 집을 꾸미고 싶었을 뿐인데, 결과물은 생각보다 엉망이었다. 동네 인테리어 업체와 계약할 때 견적은 대략 4천만 원 정도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싼 가격에 혹했던 게 문제였을까. 공사 기간은 3주라고 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마감 상태가 엉망이었다. 특히 화장실 타일은 삐뚤빼뚤하고, 새로 설치한 싱크대 하부장은 벌써부터 문이 제대로 안 닫혔다. 처음에는 업체 사장님도 ‘AS 해주겠다’며 전화를 잘 받았는데, 두 달쯤 지나자 연락이 뜸해지더니 이제는 아예 전화를 안 받는다.

내용증명 하나 보내는 것도 일이더라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을 뒤지기 시작했다. 민사전문변호사라는 키워드를 검색해보니 대형 로펌 순위 같은 글들이 잔뜩 떴다. 그런데 내가 4천만 원짜리 인테리어 하자 때문에 대형 로펌에 의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수임료가 더 나올 판이었다. 그래서 혼자 내용증명이라도 보내볼까 싶어 양식을 찾아보았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이 떨렸다. 내가 쓴 내용증명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을지, 아니면 그냥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지 몰라서 밤새 검색만 했다. 사실 변호사님들 상담 예약 잡는 것도 일이다. 평일 낮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이라 더 그랬다.

옆집 우수관 문제와 겹쳐진 불운

공사 중에 하필 옆집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집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우수관 쪽 타일이 깨졌다는 거다.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었다. 인테리어 업체는 자기들 책임이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옆집 주인은 당장 원상복구를 요구한다. 부동산 변호사 블로그를 보면 이런 게 다 민법상 공작물 책임인지 뭐 그런 거라는데, 읽어도 무슨 소린지 도통 모르겠다. 업체가 나 몰라라 하니 결국 모든 책임이 나한테 쏟아지는 구조였다. 빌려준 돈 받는 법이나 임대차3법 같은 정보는 많은데, 정작 내 상황처럼 소액 공사 분쟁에 관한 실질적인 대응법은 찾기 어려웠다. 그냥 운이 없었다고 치기엔 4천만 원이 너무 크다.

소송 비용과 시간, 과연 남는 장사인가

민사 소송이라는 게 한번 시작하면 6개월은 기본이라고들 한다. 변호사 선임 비용은 최소 수백만 원 단위다. 승소한다고 해도 상대방이 이미 돈이 없어서 배 째라고 나오면 어떡하나. 영종도 웨딩업체 사건처럼 임대인들이 줄줄이 울상을 짓는 뉴스를 보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소송 비용과 강제집행 절차, 그리고 그 사이에서 겪어야 할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계산해보면 차라리 그냥 내 돈 들여서 다른 업체를 불러 고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벌금 공소시효 같은 형사 사건도 아니고, 이건 그냥 민사 분쟁이라 내가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들

지금도 거실 한쪽 벽지는 들떠 있고, 현관 센서등은 밤마다 깜빡거린다. 하자 보수 이행 보증 보험 같은 걸 들어놓았어야 했는데, 계약 당시에 그런 건 생각도 못 했다. 대형 로펌의 화려한 홈페이지를 보다가도, 정작 내 방 한구석의 곰팡이를 보면 허탈해진다. 내가 무지해서 당한 건지, 아니면 그냥 인테리어 업계가 원래 이런 건지 알 길이 없다. 아마 이번 건은 결국 변호사 상담 한번 받고 조용히 합의하거나, 아니면 그냥 내 돈 들여 고치고 끝낼 것 같다. 법이라는 게 생각보다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막상 닥치면 아무런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다음번에 또 인테리어를 할 일이 있을까 싶지만, 만약 다시 한다면 그때는 계약서에 특약 사항을 더 꼼꼼히 적어야 할 텐데, 그게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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