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서류 더미 속에서
부동산 매매 계약을 마치고 나면 흔히들 등기 업무를 법무사에게 맡긴다. 나도 처음엔 당연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교대역 근처에 법무사 사무실이 워낙 많으니까 검색만 대충 해도 후보지가 수두룩하게 나온다. 그런데 막상 영수증을 받아보니 예상보다 훌쩍 넘는 보수표가 찍혀 있어서 멈칫하게 되더라. 취득세야 국가에 내는 세금이니 정해진 금액이라 어쩔 수 없지만, 법무사 대행 수수료라는 게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백만 원 단위까지 오가니 이게 정말 합당한 비용인지 갑자기 의구심이 들었다.
셀프 등기를 고민했던 짧은 시간
인터넷 커뮤니티나 유튜브를 보면 ‘셀프 등기’를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등기소에 직접 가서 서류를 제출하고, 법무사 비용을 아꼈다는 글들을 읽다 보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긴다. 실제로 법무사 사무장님과 통화했을 때도 “단순 승계취득이면 본인이 직접 해도 무방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이게 막상 실전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다르다. 건축물 원시취득이라거나 간주취득 같은 복잡한 세금 계산 문제가 엮이면 세무사까지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이내 포기했다.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중에 세금 문제로 고지서라도 더 나오면 스트레스가 감당 안 될 것 같았다.
대법원 판례를 보며 느낀 복잡한 마음
최근에 대법원 판례 중에 사건을 쪼개서 수임료를 많이 받았던 로펌 이야기가 뉴스에 떴더라. 보면서 남 일 같지 않았다. 나도 예전에 부동산 하자로 고생했을 때 변호사인지 법무사인지 구분도 안 되는 사람에게 비싼 수임료를 냈던 기억이 떠올랐다. 연락도 잘 안 되고, 결국에는 스스로 법무사를 또 따로 구해서 강제집행을 시도했던 경험이 있다. 그때는 정말 내가 왜 이 돈을 냈나 싶어 며칠을 잠 못 이뤘던 것 같다. 어떤 사건은 법무사를 통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고 조언해주던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그제야 이해가 되기도 했다.
교대역 주변을 서성거리며 든 생각
서초구 쪽, 특히 교대역이나 법원 근처를 가보면 법률 관련 사무실 간판이 정말 빽빽하게도 걸려 있다. 명의신탁 소송이니, 공사대금 청구니 하는 간판들을 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법적 분쟁이 많은가 싶기도 하고. 정작 나는 단순히 아파트 등기 문제 하나로도 이렇게 끙끙대고 있는데 말이다. 부동산 매매 계약서 양식만 봐도 머리가 아픈데, 이걸 평생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문서를 봐야 하는 건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결국 법무사 사무실 문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섰다. 오늘도 그냥 맡기는 게 나을지, 아니면 조금 더 공부해서 직접 해볼지 결정하지 못한 채로 카페에 앉아 커피만 들이켰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궁금증
결국 비용이 문제인 걸까, 아니면 단순히 내가 모르는 영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일까. 법무사 수수료에 포함된 ‘책임 비용’이라는 게 사실은 내가 겪을지 모르는 미래의 사후 분쟁을 방지하는 보험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가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쉽게 돈을 번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 등기 업무가 일종의 관행처럼 고착화되어 있어서, 사실은 우리가 당연하게 내고 있는 이 비용이 불필요한 관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 지금 당장 누군가 내게 “어떻게 할 거냐”라고 묻는다면 여전히 모르겠다고 답할 것 같다. 조금 더 서류를 들여다봐야겠지만, 과연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고민만 하고 있을지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