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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고소장 접수하고 수사관 연락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날들

경찰서 문턱을 넘기까지의 피로감

솔직히 처음 고소장을 넣으러 갈 때만 해도 뭐든 바로바로 진행될 줄 알았다. 법률상담을 받을 때 들었던 이야기들은 죄다 차분하고 체계적이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강남 인근의 한 경찰서 민원실을 찾았을 때 느낀 건 그냥 사람에 치인다는 느낌뿐이었다. 오후 두 시쯤 갔는데 대기 번호표 뽑고 기다리는 시간만 거의 한 시간이었다. 상담 비용을 아끼겠다고 혼자서 주거침입이랑 협박죄 관련 서류를 챙겨 갔는데, 담당 수사관이 배정되고 나서 첫 연락이 오기까지 열흘이 넘게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동안은 정말 하루에 휴대폰만 수십 번 확인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혹시나 싶어서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데, 정작 받아보면 스팸이거나 택배 기사님 연락일 때가 많았다.

수사관의 업무 과다와 지연되는 일정

어렵게 수사관이랑 통화가 닿았는데 첫 마디가 ‘사건이 너무 많아서 일정이 좀 밀립니다’였다. 처음에는 화가 났다. 아니, 내 인생이 걸린 일인데 이렇게 뒷전인가 싶어서.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수사관 한 명이 담당하는 사건이 수십 건이 넘는 게 기본이라더라. 중대재해처벌법 대상 사건이나 굵직한 경제 범죄가 터지면 일선 수사관들은 아예 조사 스케줄을 잡을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내가 겪은 건 상대방이 적반하장으로 맞고소를 하겠다고 우기는 상황이라 상황이 좀 꼬여 있었는데, 수사관은 ‘일단 고소취하서 이야기는 나중에 합시다’라며 말을 자르더라. 그 짧은 통화 하나를 위해 며칠을 조마조마하며 기다렸는지 모르겠다.

예상치 못한 변호사 비용과 불안감

고소장을 접수하고 나니 갑자기 겁이 났다. 상대방이 변호사를 선임했다는 소문이 들리면서부터였다. 형사변호사 비용을 대충 알아봤는데, 착수금만 해도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은 우습게 넘어가는 게 현실이었다. 이게 무슨 투자도 아니고, 내 억울함을 증명하기 위해 이렇게 큰 돈을 써야 하나 싶어서 며칠 밤을 고민했다. 결국 지인 소개로 좀 저렴한 곳을 찾아가 상담을 받았는데, 그곳에서도 ‘상대방이 작정하고 나오면 구속영장 얘기까지 나올 수도 있다’는 무서운 소리를 듣고 왔다. 정당행위니 뭐니 하는 법률 용어들은 들어도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그냥 내 상황이 뉴스에서 보던 그 복잡한 형사사건의 한복판에 떨어진 것 같아 기분이 묘했다.

꼬여버린 상황과 해결되지 않는 답답함

상대방이 낸 맞고소 내용은 정말 어이가 없었다. 내가 협박을 했다는 건데, 정황상 말이 안 되는 내용이라 고소장에 하나하나 반박문을 써서 다시 제출했다. 벌금 1,400억을 때려도 노역으로 탕감받는다는 뉴스를 보면서 법이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직접 겪어보니 왜 사람들이 형사 절차를 지옥 같다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30년 전 사건도 기소하는 세상이라는데, 고작 몇 달 전 일을 증명하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든다. 경찰청 누리집을 들락거리며 내 사건 번호를 검색해보는 게 일상의 루틴이 되어버렸다. 사건 접수 후 세 달이 지났는데 아직도 ‘수사 중’이라는 글자만 덩그러니 떠 있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이유

주변에서는 고소 취하하고 그냥 잊으라고 하지만, 막상 당해보면 그게 쉽지가 않다. 한 번 고소장이 접수되면 되돌리기도 쉽지 않고, 그렇다고 끝까지 가자니 감정 소모가 너무 심하다. 벌금형이 나오든 집행유예 기간이 어쩌고 하는 미래의 일들은 아직 실감도 나지 않는다. 그냥 지금 당장 연락이 좀 왔으면 좋겠다. 수사관이 다음 주에는 연락주겠다고 했던 게 벌써 세 번째 미뤄진 연락이다. 내 사건이 너무 사소해서 뒷전인 건지, 아니면 정말 절차가 원래 이렇게 느린 건지 알 길이 없다. 내일도 또 휴대폰을 확인하고, 모르는 번호에 놀라는 하루가 반복되겠지. 이게 정답이 없는 싸움이라는 걸 알면서도 손을 뗄 수가 없다.

“형사 고소장 접수하고 수사관 연락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날들”에 대한 4개의 생각

  1. 맞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고소장 접수 후 연락 기다리는 시간들이 정말 힘들었는데, 수사관 한 명이 담당하는 사건 수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좀 이해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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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세 달이나 기다리다 아직 수사 중이라니, 정말 답답하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법률 상담을 받아봤는데, 그때도 담당 형사님께 답답한 마음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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