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이 없었는데도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평소처럼 경강선 경기광주역 근처 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목적지에 다 와가서 우회전 차선으로 들어가려고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진입했다. 뒤에서 경적 소리가 나거나 쿵 하는 충격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평소처럼 무사히 주행을 마치고 주차를 했다. 그런데 그날 저녁 퇴근길에 경찰서 교통조사계라며 전화가 한 통 왔다. 내가 차선 변경을 할 때 내 뒤쪽에서 오던 오토바이가 급제동을 하다가 혼자 미끄러져 넘어졌다는 내용이었다. 경찰관은 블랙박스를 확인해야 한다며 경찰서로 나오라고 했고, 상황에 따라 비접촉 뺑소니로 접수될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부딪히지 않았는데도 나 때문에 상대방이 넘어졌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비접촉사고의 개념을 그때 처음 알았고, 억울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직접 상담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집에 오자마자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샅샅이 뒤져보았다. 어떤 사람은 부딪히지 않았고 깜빡이를 제때 켰다면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어떤 사람은 무조건 비접촉사고도 인과관계가 있어서 형사 처벌까지 갈 수 있다며 겁을 주었다.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머릿속만 더 복잡해지고 내 사례에 딱 맞는 명확한 답을 찾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결국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판단이 서서 변호사찾기를 시작했다. 서울에 있는 대형 로펌까지 가야 하나 고민이 많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 평일에 시간을 내기에는 집 근처가 나을 것 같아서 경기광주변호사 위주로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해봤다. 하지만 나오는 결과들은 대부분 광고성 글이거나 성공 사례를 나열해 둔 홍보물이라 신뢰할 만한 곳을 추려내는 것조차 피로하게 느껴졌다.
법무사와 변호사 중에서 누구를 찾아가야 할지 고민했던 시간
문득 예전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토지 관련 서류 문제로 김천법무사나 군산법무사를 찾아가 상담받고 서류를 작성했던 일이 생각났다. 법무사무소에 가면 비용이 조금 더 저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법무사 쪽으로 알아볼까 고민하기도 했다. 법무사와 변호사의 업무 범위가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다. 단순히 서류 몇 장 내고 끝날 문제라면 상관없겠지만, 오토바이 운전자가 전치 3주 진단서를 끊었다고 하고 경찰 조사 단계부터 잘못 대응하면 일이 커질 것 같았다. 특히나 비접촉사고는 초동 대처가 중요하다고 해서 결국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사건 대리나 적극적인 방어가 가능한 변호사를 만나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광주종합터미널 근처 법무사무소를 예약하고 직접 찾아갔던 날
경기광주종합터미널 근처에 있는 변호사 사무실을 예약했다. 전화로 일정을 잡을 때 상담 비용을 문의하니 30분에 부가세 포함 11만 원이라고 안내받았다. 짧은 시간인데 생각보다 비용이 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예약 당일, 혹시 몰라 블랙박스 영상을 USB에 저장하고 사건 경위를 수첩에 간단히 메모해서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막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다. 변호사는 내가 가져온 블랙박스 영상을 모니터로 서너 번 돌려보더니, 오토바이가 미끄러진 시점과 내 차량의 진입 시점 사이의 시간차를 초 단위로 쪼개어 분석하기 시작했다. 냉정하게 상황을 짚어주는 모습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가해자로 확정될까 봐 조마조마했다.
30분짜리 상담이 끝나고 나서도 여전히 남은 찜찜한 기분
변호사는 무작정 괜찮다고 위로하기보다는, 경찰 조사 시 진술할 때 유의해야 할 단어 선택과 블랙박스에서 아쉬운 부분들을 현실적으로 짚어주었다. 다만 무과실을 장담할 수는 없고 경찰관의 주관이나 상대방의 운전 미숙 정도에 따라 과실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들었다. 11만 원이라는 비용을 지불하고 상담실을 나왔지만, 문제가 깔끔하게 해결된 것이 아니어서 마음 한구석의 찜찜함은 여전했다. 어쨌든 조만간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하고, 상대방 보험사와의 실랑이도 남아 있다. 운전을 수년 동안 하면서 이런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에 엮일 줄은 정말 몰랐는데, 앞으로 도로 위에서 깜빡이를 켤 때마다 이때의 기억이 계속 떠오를 것 같아 기분이 묘하다.

비접촉사고는 정말 끔찍하네요. 부모님께서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걱정될 것 같아요.
블랙박스 영상 분석하는 모습 보니까, 시간차를 이렇게 꼼꼼히 따져볼 수 있다는 게 처음 와닿네요.
부딪히지 않았다는 사람도 있었던 걸 보니, 블랙박스 영상만으로는 정확히 뭘 판단해야 할지 진짜 막막하네요.
부모님께서도 비슷한 문제로 법무사 찾아가셨다니, 복잡한 상황에서 전문적인 도움을 구하는 게 정말 중요하겠어요.